1. 일단 움직인다면 결코 가볍게 끝나지 않는다.
과연 과연....
[비담, 내가 선택하게 만들지 마라.]... 54화에서는 덕만의
이 한 마디가 제일 인상깊었습니다. 결국 저 말의 뜻을 풀이해보자면.....
[자중하지 않으면 정말로 쳐낼 거다.]뭐, 이런 거? 능력이 없어서 안하는 게 아니라 참는 중이라는 걸 저런 식으로
표현해주는군요. 역시나 강력한 힘은 움직이기 위해서 그만큼의 명분도 필요하지만
그 위력에 걸맞는 피해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참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러면
54화에서의
[선덕여왕의 행보]에 대해 되집어 봅시다.
일단
[김유신]이 스스로 죄를 청하러 오자 정말로 매섭게 내치는군요.
[삭탈관직도 모자라서 우산국(울릉도) 유배형]이라... 그야말로 신라
최고의 공신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의 처벌을 내려버립니다. 게다가
김유신의 휘하에 있던 일부 장군들(월야와 설지)과 가야계 무장병력이
주축임에 틀림없는 복야회의 토벌을 명함으로써 김유신의 중추 세력
와해(실제로는 좀 성질이 다르지만 돌아가는 판세로 보자면 그런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죠.)를 천명합니다.
이렇게만 보자면 권력의 또다른 한 축인 비담에게 그 힘이 몰릴 수 밖에
없는 형국이지만 이를
[비담과 사량부의 지위 격하]와
[기존 신료들의 유임]더 나아가서 신료들의 감사 대신 복야회 소탕, 국외 정보 수집 등에 주력하라는
명을 내림으로써
[사량부의 정치적 영향력 억제]라는 패들로 그 기세를 꺾어놓습니다.
그 와중에 비담의 인사개편안으로
[비담 세력의 구성원까지 파악하는 주도면밀함]
을 보여주기도 하구요.
사실 이런 행보가 가능했던 건 과실이 드러난 김유신에게 모든 사태의 책임을
물어서
[엄격히 처벌]한 탓에
[다른 이에게 전가될만한 여지가 없었다]는
것도 있었지만 이러한 모략을 추진한 비담 진영이 가혹하기까지 한 선덕여왕의
처벌을 보고서
[김유신이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방심]했었기 때문에 미처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고 보여집니다.
(하종의 보직 이동 요청 소동은 그러한 비담 진영의 방심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일 것입니다.)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김춘추]를 정치 일선에 내세우면서
김유신의 부재로 무너지게 생긴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안배도 잊지
않았지요. 생각 이상으로 기민하게 대처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김유신이 스스로 찾아와 죄를 청하였기에 가능한 수였지요.
만약 김유신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대대적인 숙청은 불가피했을테고 김유신이라는
인재를 온존할 방법도 없었을 겁니다. 비록 완전한 구명은 불가능하지만 피해를
최소한도로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김유신의 행동은 이 모든 행보의 마스터 피스
역할을 해주었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분명 노련한 포석을 보여준 선덕여왕인데 정말 이해가 안가는
일을 해줌으로써 감점 요인을 만들고 맙니다. 바로
[유배형에 처한 김유신]을
[간자로 사용]한 그것이지요. 이것만큼은
[이해 불능의 영역]입니다. 진짜로.
아무리 백제의 움직임이 수상쩍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상장군을 직접 백제 군영으로
밀어넣는다? 뭔가요? 혹시 군법재판을 받고 형을 살고 있는 죄수에게 찾아가서
[조국이 자네의 힘을 필요로 하네. 성공한다면 감형을 보장해주지.]
뭐, 이런 건가요? (그럴리가 없잖아;;) 물론 단순히 적진을 둘러보고 오는 것만으로는
적의 의도를 간파할 수 없습니다. 말그대로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장수가 전술적 판단을
해야 함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前職 상장군을 직접 적진에 들여보내는 게 말이 되요?]
이건 마치 최고 사령관한테 지휘 내팽게 치고 선두에 서서 권총 들고 돌격시킨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데.... 제가 잘못 생각하는 겁니까? 물론 김유신은 관직을
잃은 신세, 덤으로 죄인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일을 시키는 경우가 있나 하는 허탈함만
드네요. 왜 이런 짓을 시킨 거지? 설마 김유신은 상장군으로 있을 때도 이런 위험천만한
첩보활동을 해왔던 겁니까? 허허.... 아무래도 정치적인 내공과 군무방면의 재능은 전혀
별개의 영역인 모양입니다. (먼산)
음.... 54화 선덕여왕의 또다른 한축인
[비덕 라인]은..... 제가 졌습니다. 둔감인 줄
알았더니
[알면서 모른 척 했던 거]랍디다. 게다가 비담한테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근데 유신도 좋다면서?
[양손에 꽃]이면서도
[그림의 떡]이라는 게 선덕여왕의 심경
인 것 같습니다. 힘들겠지. 다른 건 몰라도
[누구도 날 소유할 수 없다]는 덕만을
보자면
[미실에 대한 벤치 마킹은 120% 완성].... 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아... 그리고 선덕여왕..... 소출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뭔가 불안하고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던데..... 이거 설마
[불치병의 복선?] 2.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부셔버리겠어~!!!... 로 넘어갈 듯.
우와,
[완벽하게 채였습니다.] 자기 입으로 좋아한다고 말도 못해보고(선덕여왕은
말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서도) 포옹 한번만 간신히 하고서 그대로 K.O.
그런데 이 남자의 음습한 불길은 꺼질 줄 모르는군요. 초 단위 출동을 하는 게
명령 받고 대기하는 건 줄 알았는데 스토커 기질이었던 모양입... 쿨럭 쿨럭.....
어쨌든 비담은 이번에 카운터 펀치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복야회 건으로 김유신을 실각시키는데는 성공하지만 정작
기존 신료들은 그대로 유임되는 것은 물론, 왕의 직속기관이라는 확고한 지위에서
밀려나서 용춘공과 김춘추라는 두 명의 상전을 머리위에 얹고 가게 생겼지요.
게다가 복야회 소탕의 명을 받음으로써 김유신의 뒤처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었습니다.
복야회 소탕에 실패하면 사량부의 무능함을 드러내고, 복야회가 소탕되면 비록 죄를
받았다해도 복야회와 관련이 없는 김유신의 복권을 돕게 되는 형국. 진퇴양난이 되었네요.
이러한 형세를 지적하는 하종의 모습에서
[기시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으셨을텐데...
예, 바로 덕만 공주 시절
[조세개혁안 가결 여부를 미실진영에게 떠넘기던 그때]의
모습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종의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네요. ;;)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정치적인 수로 회피할 수 없는 임무를 강요당했다는 점이라고나 할까.
이런 수를 던져주는 거 보면 선덕여왕도 성미가 참 고약합니다.
게다가 비담은 선덕여왕이 김유신을 쳐낸만큼 자신도 멀리 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그가
결코
[특별한 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자신의 충심은 변함이
없다고 자부하지만 선덕여왕은 그의 내면에 있는 욕망을 폭로함으로써 그의 마음을
난도질합니다. 물론 자업자득이지만 이 일이 그의 어두운 내면을 키우는 계기가 되는 것은
분명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54화 말미에서 김유신을 추포하는데 성공하니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분명하겠고, 그 실패가 비담과 선덕여왕의 관계가 깨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근데 진짜 왜 김비담은 수염빨이 안받을까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미스테리....
3. 속보!! 유신 월야 파경!!
오늘은 특이하게 김유신과 월야를 함께 논해봅시다. 가야계를 버리라는 주군의
제안을 끝까지 거부하면서도 가야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직한 현실론자와
망국 가야의 부흥을 위해 60만 유민을 다시 한번 사지에 몰아넣는 수단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동지를 구하고자 했던 냉혹하지 못한 이상론자.
결국 그 두 사람의 동맹이 끝났습니다.
근데,
[월야, 유신을 너무 애절하게 바라보는 거 아니유? ;;] 게다가 선덕여왕에 대한
연모의 정 때문이냐고 다그칠 때는 오해를 살만한 요소가 다분하다는 느낌까지 드는 게...
어잌후, 내가 마음이 더럽혀진 게 로구나.... 후....
어쨌든 김유신은 가야 회복은 망상일 뿐이며 철저하게 신라 안에서 가야계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 그것도 결코 용납될 수도 없는 1인자의 허황된 목표가 아니라 2인자의
자리에서 가야계를 지켜내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아마도 머리로는 이해했겠지만)
이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망국의 왕자(그랬었지, 참.;;) 월야는 자신의 뜻에 반하는
길을 가려는 김유신과의 결별을 선언합니다. 생각해보면 두 사람 다 서로가 뜻하는
바가 다름을 알면서도 언젠가는 상대가 자신과 같은 꿈을 꾸게 되리라 기대하면서
함께 해왔던 것이니 어쩌면 이것은
[예정된 결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뒷맛이 씁쓸해지는 건 막을 수가 없네요. 서로가 목숨을 걸고 동지를 지키려 했던 모습을
보여준 이후에 맞이한 결별이라서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김유신은 스스로 월야와의 결판을 내야할 상황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말그대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불태운 월야가 유신에게 무너지면서 가야계 백성의 안위를
맡기는 식으로 그려지지 않을까요? 물론 사량부에게 토벌당하면서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죽어갈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전자야말로 월야가 맞이할 수 있는 최선의 결말일 것
같습니다.
근데 복야회는 어떻게 그 정도 인원을 백제군 본영(지휘관이 있으니까)에 은밀히 접근
시킬 수 있었던 겁니까? 가면 갈수록 알 수 없는 조직.... 무능한 거야, 뛰어난 거야? ;;
4. 그는 그렇게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예, 지금까지는 중심축이 되어 움직일 수 없었던 선덕여왕 아래에서 김유신과
비담의 대립을 보여주었다면 드디어 김춘추가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기 시작
했습니다.
54화 초반에 보여준 [선덕여왕의 독려(...)]를 받은 김춘추는 김유신의 부재로
무너질 뻔한 권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담과의 탐색전을 시작합니다.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극중 전개 상으로는 비담의 모략에 가장 먼저 반응하기도 했고
선덕여왕과의 대담을 통해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는 등 능동적으로 사태에 대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앞으로도 김춘추의 눈부신 활약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물론 이것은 덕만이 더이상 한 쪽에 치우치는 행보를 할 수 없다는 제약 덕분이지만
저야 좋지요. 그런 이유로 선덕여왕은 그냥 자리에 앉아서 무게만 잡고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게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쳇.)
어쨌든 [위에서 언급한 복선]대로라면 비담의 난에서 선덕여왕은 아무 것도
못합니다. 그런 이유로 비담의 난에서도 비담의 책략을 분쇄하는 역할은 김춘추가
맡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라? 위에서도 같은 말을 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5. 그리고 오늘도 초전개 작렬!!! (기타 인물 근황은 쉽니다.) 자아, 오랜만에 제작진을 깔 일이 생겼습니다. (두근두근) 시청자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54화에서 언급된 김유신의 유배지는 어딜까~~요? 빙고, 정답입니다. 그곳은 바로...
[우산국(于山國)]
예,
[울릉도]입니다.
[섬]입니다.
[바다를 건너서 가야 되는 곳]입니다.
멀겠죠? 무진장 멀겠죠? 서라벌에서 육로를 거친 후 배 타고 꽤 멀리 가야 되겠죠?
그리고 당도하면 수평선이 보여야 겠지요? 울릉도에 나룻배를 타고 건너야 할 만큼의
강이 있을까요? 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들은 어떤 가요?
[근데 염종은 왜 강가 나룻터에서 김유신 거처를 묻나요?]
설마 [거기가 해변가]라고 구라치는 건 아니겠지요? 아닐 거라고 믿어요. 그럼
염종은 어딜 간 건 가요? 우산국 간 거 맞나요? 정말로? 진짜로? 응? 게다가
염종이 서라벌에서 김유신 암살 지령 받고 우산국(울릉도)까지 갔다가 김유신
부재를 알고 다시 서라벌까지 돌아오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설마
1박 2일? 아니겠죠? 그럼 염종의 부재를 비담은 왜 몰랐을까요? 보고도 없이
움직였는데 마치 잠시 자리 비운 것처럼 별다른 언질도 없는 비담... 이녀석도
방치 플레이 시작한 건가요? 아니면 포탈 타고 왔다갔다 하나요?
이것과 같은 의미에서 김유신에게 백제군 진영에 침투하라는 명령서를 전달하던 수하가
[이 임무가 끝나면 유배지로 돌아가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기는
마찬가지. 시간상으로 따지자면 김유신은 유배지에 아예 가지도 않고서 중간에 다른 길로
빠졌다고 해야지 맞을텐데 왜 마치 유배지에 있던 사람을 불러내서 임무를 주는 것처럼
말하는 거지? 그렇다면 아예 유배지 거처에 사람이 산 흔적이 없다는 염종 수하들의 말도
이상하고 그렇다고 정말로 유배지에서 빼왔다 치면 지키던 병사들한테는 무슨 수로
빼돌렸는지 이해도 안가고... 병사 윽박지른다고 대역죄로 유배온 죄인이 무단이탈하면
우산국을 책임지는 관리가 가만히 있을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그 관리한테 잘못 대처하면
김유신 이탈 정보가 샐 염려가 있는데 그건 어떻게 처리할건데? 까고 보자면 헛점이 넘치고
위험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이
[유배된 죄인 김유신의 간자 활용]이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거냐고? 응? 제작진님들아, 대답 좀 해줘~~~~~~~~!!!!
추신 : 원래 기타 인물 근황은 넘기려고 했는데 계백에 대해서는 한 마디 해주어야 겠지요?
그의 첫 등장은 나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결국 김유신이 간자임을
밝혀낸 것도, 백제왕에게 올릴 장계를 탈환한 것도 분명 그의 공이니까요. 하지만 패전은
정해져있었으니... 아무래도 퇴각할 때도 그 피해를 최소화함으로써 그의 능력을 다시한번
어필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줄 것 같습니다.